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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를 주름잡던 토종 SNS 싸이월드. 아마 지금의 30대~40대 성인이라면 싸이월드 안해본 사람을 찾기 힘들겁니다.

일촌, 도토리, 파도타기, 방명록, 미니미, BGM 등 수많은 히트어와 히트기능을 낳은 싸이월드. 당시에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란 표현이 없었고, 그냥 미니홈피 라는 단어로 통하던 시절이었죠.

 

당시 아이러브스쿨, 다모임 등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 한시대를 풍미했던 싸이월드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SNS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마저도 싸이월드를 벤치마킹 했다고 했을 정도로 위대한 서비스였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20살이던 2004년 처음으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개설했었고, 친구들과 소통하고 썸녀의 미니홈피를 염탐하곤 했었습니다.

틈만나면 오늘 미니홈피 조회수는 얼마인지, 누가 내 미니홈피에 방명록을 남겼는지를 체크하고 괜찮은 음악을 듣기위해 파도타기도 하는 등 제 20대 생활의 상당한 즐거움을 주었던 서비스였죠.

 

당시 "너 싸이 해?" 라는 말은 지금의 "이따 카톡해" 라는 말처럼 일상생활의 대명사처럼 쓰이곤 했답니다.

 

 

# 싸이월드의 역사

 

싸이월드가 처음 생긴 것은 1999년이라고 합니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저는 싸이월드의 존재를 잘 몰랐었지만 싸이월드는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입소문을 타다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며 커져나갔습니다.

 

이후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싸이월드를 인수했었고 이후 네이트와 통합되면서 이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게 됩니다.

(당시 싸이월드는 네이버와 다음에 먼저 인수 제의를 했었지만 너무 비싸서 거절했다는 풍문이 있습니다만 팩트인진 모르겠네요)

 

한편 이당시 메신저 서비스도 상당한 춘추전국시대였는데 네이트온, 버디버디, 드림위즈 지니, MSN 등이 경합을 벌이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혼란의 시대 가운데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이 만나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하게 됩니다.

SKT의 자회사였던 SK컴즈는 네이트온을 이용한 휴대폰 무료문자 서비스를 통해 네이트온 유저를 상당히 확보했고 (지금은 이해 안가겠지만 당시 무료문자 50개는 학생들에게 엄청난 매리트였습니다!) 싸이월드와 여러가지 기능들을 연동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해나갔습니다. 다모임의 아이스타일과 MSN 메신저를 쓰던 제가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으로 전향하게 되던 시기도 바로 이 때 였습니다. 

 

그러면서 '네이트'라는 포털도 덩달아 성장하여 야후의 몰락과 함께 우리나라 3대포털(네이버, 다음, 네이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사업수익도 꽤 쏠쏠했습니다. 특히 싸이월드의 도토리는 SK컴즈에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당시 음원에 대한 저작권 개념이 전무하여 불법다운로드가 만연하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돈을내고 미니홈피에 음악을 달았는데, 자신의 감정이나 기분을 어필하는 용도로 한곡에 500원 상당을 선뜻 지불했었습니다. 게다가 예쁜 미니홈피 스킨과 미니홈피 꾸미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 지금의 SNS와 무엇이 달랐나?

"싸이월드는 인터넷 세상에서의 '집'과 같은 것이었고,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모인 '광장' 같은 것"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어원은 원래 '작은 홈페이지'를 귀엽게 표현한 단어였습니다. 지금은 홈페이지 라는 표현을 많이 쓰지는 않지만 과거 홈페이지는 통상적으로 자신의 웹사이트를 의미했습니다. 한마디로 인터넷 상의 '나만의 집'이라는 개념이었습니다.

인터넷 세상에서 내가 꾸며놓은 내 집(공간)에 사람들이 방문하고, 또 반대로 내가 타인의 공간을 방문하고 구경하는 개념이었습니다. 그래서 토탈 조회수, 투데이 조회수 (일명 카운터)라는 것은 방문자 수를 통해 나의 인기도를 알려주는 지표로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반면 2010년대 들어 국내에서 새롭게 떠오른 페이스북은 싸이월드와 참 많이 달랐습니다.

저 역시 2010년에 페이스북을 처음 접했는데, 지금도 기억하는게 당시 싸이월드에 익숙했던 저에겐 너무나 생소하고 어려워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페이스북은 피드(Feed)라는 것이 메인이었는데, 이는 싸이월드와 가장 큰 차이점이었습니다.

이것은 싸이월드에는 전혀 없던 개념이었습니다. 특히 가장 당황스러웠던것은 지인(친구)이 올린 사진과 글이 내가 메인으로 보는 화면에서 내가 보고싶지 않아도 억지로 보게 되는 구조라는 것이었습니다.

 

싸이월드는 친구가 올린 글과 사진을 보려면 반드시 친구의 미니홈피에 방문해야만 볼 수 있는 것이었는데, 페이스북은 방문하지 않아도 나의 피드 화면에 친구들의 모든 컨텐츠들이 알아서 모아 보여지는 것이라는게 큰 차이였습니다. 지금은 당연하기만 한 이 피드(모아보기) 기능이 그때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당연한 것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싸이월드는 페이스북을 따라 2011년경 대대적인 개편을 하면서 어설프게 피드 기능을 도입했었는데... 뭐.. 망했죠.

 

하지만 가끔은 그립습니다. 싸이월드 때처럼 방문자 수 올라가는 재미를 느끼고 미니홈피를 예쁘게 꾸미고 파도타기를 통해 친구의 공간에 방문하는등 나만의 공간을 꾸미는 즐거움이 그립네요. 물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도 '홈'이라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싸이월드의 그것과는 좀 많이 다릅니다.

 

 

# 싸이월드의 몰락

 

모두가 알듯이 싸이월드는 몰락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동안 몇차례 심폐소생술을 진행했지만 살아날기미는 별로 보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수년전 SK컴즈의 품을 떠나 새로운 시작을 하면서 복고 컨셉과 추억팔이(?) 마케팅을 통해 화려한 부활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고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서비스들이 SNS 시장을 장악하면서 싸이월드는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만 같습니다. 한편으론 차라리 싸이월드가 기존 싸이월드를 아예 버리고 새롭게 리셋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만 그런다한들 이미 한참 기울어진 시장을 뒤집을 순 없겠죠?

 

그렇게 잘나가던 싸이월드는 어쩌다 몰락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스마트폰 등장으로 인한 모바일 시대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 역시 100% 동의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 좀 더 앞서 이미 싸이월드에는 돌이키기 힘든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과연 무엇일까요?

다음번 포스팅에서 싸이월드가 몰락한 이유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s://balahk.tistory.com/7

 

싸이월드는 어쩌다 몰락했을까? - 1편

지난번 포스팅에서는 싸이월드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어떤 이야기였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게시글을 참고해주세요. (궁금해 해주세요ㅠㅠ) https://balahk.tistory.com/6 싸이월드를 아냐구요? 내가 아..

balahk.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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