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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포스팅에서는 싸이월드가 왜 몰락했는지에 대해 사람들이 얘기하는 대표적인 유형 3가지에 대해 정리했었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싸이월드의 몰락의 원인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앞선 포스팅 1편에 대해 참고차 링크 달아볼게요.

https://balahk.tistory.com/7

 

싸이월드는 어쩌다 몰락했을까? - 1편

지난번 포스팅에서는 싸이월드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어떤 이야기였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게시글을 참고해주세요. (궁금해 해주세요ㅠㅠ) https://balahk.tistory.com/6 싸이월드를 아냐구요? 내가 아..

balahk.tistory.com

 

제가 감히 생각하는 싸이월드 몰락의 원흉은 싸이월드 방명록의 "비밀이야" 기능입니다.

동시에 네이트온의 경우에는 "오프라인 표시(남몰래 들어가기)" 기능입니다.

 

이 두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네, 두개 다 '비공개' 기능이라는 것입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이 기능은 2005년쯤에 처음 선보였던것 같습니다. 이 기능은 비밀글을 남기고 싶어하던 싸이월드 고객들의 많은 요구가 있었고 실제로 출시 후 아주 찬사를 받았던 기능들입니다. '비밀이야'는 일반 방명록에 남기기에는 좀 더 사적이고 특별한 글을 남기는 역할을 했었고, '비밀이야'로 글을 주고받는 사람간에는 뭔가 좀 더 특별한 사이임을 나타내는 것만 같았습니다.

 

또한 네이트온의 "남몰래 들어가기", "오프라인 표시" 기능 역시 네이트온에 접속하고는 싶지만 누구와도 대화하고 싶지 않을 때, 누군가를 피하고 싶을 때 아주 유용했던 기능입니다.

때로는 네이트온에 하루종일 온라인으로 표시가 되면 매일 할 일 없이 방구석에 앉아 컴퓨터만 하는 것처럼 보여질까봐 약간 비싼척(?)을 하고 싶을 때와 같이 묘한 심리를 충족해주는 기능이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이 두가지 기능을 모두 만족스럽게 잘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제 경우 주로 하루종일 오프라인으로 표시하다가 대화하고 싶은 상대가 나타나면 온라인으로 표시하기도 했었고, 오프라인 상태에서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을땐 네이트온 쪽지기능을 이용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얘기를 공감하실 분이 얼마나 될런지 ㅠㅠ)

 

아무튼 이런 기능들이 별거 아닌것 같아도 Public의 한계를 극복하고 Private의 매력을 극대화 시킨 신의 한 수였죠.

한동안 이 기능들은 매우 만족스럽고 좋아하는 기능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어느 순간부터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유행처럼 방명록을 "비밀이야"만 쓰기 시작했습니다.

네이트온도 온라인 접속을 하지 않고 너도나도 "오프라인으로 접속"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필요한 경우에만 쓰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부터 남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싸이월드 방명록에는 점차 볼것들이 없어졌고, 네이트온은 대화할 친구들이 보이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싸이월드에서 볼거리를 사라지게 하였고 결국 컨텐츠를 갉아먹는 기능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위 화면처럼 친구의 방명록을 들어가면 글이 하나도 없고 미니홈피 주인이 저렇게 비밀글만을 유도하는 방명록글 하나만 딱 보이는 경우가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이런 방명록은 정말 볼 게 없었죠.

 

인간은 묘한 심리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이성의 일상을 구경하고 그 이성이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있는지, 또는 썸남썸녀가 있는지, 오늘 하루는 무엇을 했는, 누굴 만났는지지에 대해 방명록을 보고 유추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좋게 말하면 관심이고, 나쁘게 말하면 관음증이죠. 관음증이라는 단어가 좀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이는 인간의 본성 중 하나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기능들은 그 욕구에 반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만연해질 때 즈음부터 싸이월드에는 볼 것이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SNS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인데, 볼 것이 없다면 무용지물인 서비스인데 말이죠. 물론 이것이 싸이월드 몰락의 결정타 역할을 한 것은 아니지만 몰락의 불을 지피는 도화선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것들을 보면 비단 SNS 뿐 아니라 모든 인터넷 서비스는 최대한 다양한 기능을 넣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것을 느끼 됩니다. 많은 유저들의 요구가 있는 기능이라도 그것이 서비스 본질에 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페이스북은 당시 저로서는 이해하기가 참 어려웠던 피드 기능을 통해 놀랍도록 진보적인 공개 컨텐츠 방식의 서비스를 했습니다. 방문해야만 컨텐츠를 볼 수 있었던 싸이월드에 비해 페이스북은 방문하지 않아도 알아서 주변 지인의 컨텐츠를 모아주는 방식은 놀랍도록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싸이월드에 익숙했던 당시로서는 처음에 거부감이 들긴 했으나 이제는 당연한 기능이 되었습니다.

 

한편 네이트온과 달리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역시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오프라인이라는 개념이 사라져버렸습니다. PC와 달리 모바일은 항상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항상 온라인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오프라인이라는 기능 자체가 아예 필요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의 사례를 보면서 SNS에 있어 Private 기능은 특별한 의미를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남용되는 경우 볼거리가 사라지게 되고, 이러한 현상이 만연해지면 SNS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해 SNS로서의 매력을 잃게 된다는 것이 제가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물론 애초에 비공개 또는 일부공개 목적의 서비스인 카페, 밴드 등과는 엄연히 구분해서 봐야합니다)

 

때로는 기능의 결핍이 오히려 나을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결핍의 힘은 때로는 위대합니다. 트위터(Twiter)가 그 예이죠.

트위터는 140자(지금은 280자)만 쓸 수 있는 단문형 SNS 입니다.

이 글자수 제한이라는 결핍은 오히려 이 서비스만이 가진 새로운 매력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핍의 힘에 대해서는 다음번 포스팅에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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